Home
  〉 
소식
  〉 
일의 과정
  〉 
#2 2021년 기록물 복원처리 사업

#2 2021년 기록물 복원처리 사업

2022-04-08chm1832@citizen.seoul.kr조회수 : 86

 지난 포스팅에서는 2020년 서울기록원 기록물 복원처리 사업을 정리하여 소개해드렸는데요. 이번에는 2021년 진행되었던 복원처리 및 영인본 사업과 관련하여 작업 과정과 몇 가지 흥미로웠던 점을 정리하여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2021년 기록물 복원처리 사업을 통해 ≪용도지역변경고시≫를 포함한 총 10건, A4 사이즈 기준으로는 약 1500장에 달하는 기록물을 복원하였고, 2020년 복원이 완료된 ≪서울특별시도시계획공원계획도≫ 중 가로망(변경)도의 영인본도 함께 제작되었습니다.

 


01. ≪내무부고시처리 전 후

 내무부고시는 1949~1952년에 서울특별시 도시계획국 시설계획과에서 생산된 문서로, 본 사업 대상 기록물 중 그 생산연도가 비교적 오래된 편에 속하는 기록물 중 하나였습니다. 시간의 경과로 가장자리 부분이 마모되는 등 훼손이 심각하였고, 과거 긴급 보수를 위해 사용되었을 셀로판테이프로 인한 손상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후 처리 과정에서 테이프는 완전히 제거하였고, 손상부는 기록물과 위화감이 들지 않도록 염색하여 복원을 완료하였습니다.

 


02. 반사식 은염복사방법에 의한 습식 복사지에 관한 현미경 관찰

 사전조사 과정에서 은색을 띄고 있는 종이를 확인하여, 확실한 지질 확인을 위해 현미경 관찰을 진행하였습니다. 디지털 현미경(DG-3, Scalar)으로 섬유 표면을 관찰했을 때 표면에서 기포와 투명한 얇은 막으로 인해 현미경의 조명이 반사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수지나 오일을 사용한 사이징제로 인한 현상으로 추정됩니다. 추가적으로 진행한 XRF(X-Ray Fluorescence) 분석 결과에서는 미량의 은(Ag)이 검출되었습니다.
표면 변색 현상과 현미경 및 XRF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해당 기록물은 반사식 은염복사방법으로 제작된 습식복사지가 사용된 것임을 추정할 수 있었습니다. 현미경이나 XRF 등과 같은 과학적 조사는 모든 기록물을 대상으로 진행하지는 않았고, 소개해드린 사례와 같이 기타 기록물과 구분되는 특이점이 발견되어 과학적 조사가 향후 복원 방향 설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될 경우에 한하여 선별적으로 진행하였습니다.


 


03. 자문회의

 사업 기간 동안 총 3차례의 자문회의가 진행되었는데요. 주로 구체적인 복원 방향이나, 작업하다 보면 맞닥뜨리는 문제점 등을 안건으로 상정하여 논의하였습니다. 복원에 있어서 다양한 복원 사례에 대한 경험은 전문적인 지식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입니다. 관련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자문위원과 작업을 맡은 실무자와의 의견 소통은 낯선 훼손 유형, 새로운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있어 무척 중요한 과정 중 하나입니다. 


 


04. 방화지구도시계획결정처리 전 후

 테이프의 남용은 기록물의 손상시키는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인데요. 특히 위의 기록물과 같이 바탕이 되는 종이의 강도가 약할 경우, 무리하게 제거를 진행하게 되면 종이가 찢어지거나 손상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테이프가 붙어있다 하더라도 오랜 시간의 경과로 접착제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을 경우는 제거가 어렵지 않을 수 있는데요. 다행히 해당 기록물이 이와 같이 접착 성분이 거의 남아있지 않아 물리적으로 쉽게 제거할 수 있었습니다.
  
 

 
05. 용도지역변경고시 테이프 제거 후

 위 기록물은 테이프 위에 기록이 남아 있었던 사례입니다. 일반적인 사례와 같이 테이프를 제거하면 그 위에 남겨진 기록이 훼손될 위험이 있어 처리가 쉽지 않았는데요. 기록물의 보존성을 위해 테이프를 제거할지, 아니면 기록 정보의 보존을 위해 남겨두어야 하는지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여 자문회의를 거쳐 관련 문제를 논의하였습니다. 그 결과 기록 정보가 남아있지 않은 테이프는 제거하고, 남아있는 부분은 보존될 수 있도록 조치하게 되었습니다. 선별적인 보존과 제거를 위해 1차 제거는 불가피했기 때문에, 기록 정보가 훼손되지 않도록 주의하며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제거 후 본래의 자리를 찾아 보강하여 테이프 위 기록까지도 온전히 보존할 수 있었습니다.
 



06. 고시(개발제한구역지정)도면 테이프 제거 후 보강

 도면에 붙어있던 테이프를 제거한 뒤 여러 개로 나누어진 파편은 제 자리를 찾아 다시 보강합니다. 위 기록물은 밑에서 빛을 비추더라도 빛이 투과되지 않아, 뒷면에서의 보강 작업이 어려울 수밖에 없었는데요. 앞면에서 파편의 정확한 위치를 잡아 얇은 종이로 보강한 뒤, 뒷면에서 보존성이 좋은 닥종이를 사용하여 재차 보강하였습니다. 뒷면 보강 후에는 기록의 식별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앞면에 보강된 종이를 제거하여 마무리 하였습니다.


 


07. 천연염료를 이용한 염색

 기록물의 손상부를 복원하기 위해서 기록물과 유사하고, 보존성이 좋은 종이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다음으로는 복원부가 큰 위화감 없이, 멀리서 볼 때 온전한 하나의 기록물로서 보일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염색을 진행하게 되는데, 염색에는 오리나무 열매와 치자 등과 같은 천연염료를 사용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염료에 종이를 충분히 적신 뒤 한차례 건조하고, 물에 씻어 다시 건조하는 과정을 거치는데요. 이때 수세하는 물의 산성도에 따라 종이의 색깔이 변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예로 오리나무열매의 경우 산성을 띄는 물에 수세할 경우 상아색, 염기성 물에는 고동색과 같이 어둡고 짙은 색으로 변하게 됩니다. 따라서 수세 후 변하는 색상까지 고려하여 산성도를 조절한 뒤 원본과 유사하다고 판단될 경우 메움지로 사용합니다.


 


08. 영인본 제작

 2020년에 복원된 기록물 ≪서울도시계획공원계획도≫의 영인본을 제작하였습니다. 영인본은 전시 및 연구 활용을 위한 또 다른 보존 방법으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이번 작업은 고해상도 카메라를 사용하여 사진을 촬영한 뒤 원본과의 이질감을 최소화하기 위한 보정작업을 거쳐 인쇄하였습니다. 인쇄 후 3차례에 걸쳐 원본과의 비교 검토 후 선별하여 아크릴액자로 제작 보관하게 되었습니다. 완성된 영인본은 추후 기록원 전시를 개편하게 될 때 소개해드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