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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카이브연구소 × 서울기록원 <여공(女工, Factory Girl) : 근대적 여성 노동자의 탄생>

사진아카이브연구소 × 서울기록원 <여공(女工, Factory Girl) : 근대적 여성 노동자의 탄생>

마감되었습니다.


서울기록원과 사진아카이브연구소가 새롭게 시작하는 프로젝트 전시입니다.
사진아카이브연구소가 발간한 사진 아카이빙 자료집 다쉬브(d'Archive) 중
vol.5 <팩토리걸: 여공, 근대적 여성 노동자의 탄생(2019.11)>을
작은 전시로 옮겨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합니다.
 
이번 전시에 소개하는 ‘여공(女工)’ 사진은 식민지 사진아카이브의 하나인데,
이 사진들은 기생을 비롯한 기존의 조선인 여성들의 사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재현되고 있습니다.
‘여공을 둘러싼 공장’의 내부 풍경은 주로 원근법적 화면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공장 속 ‘여공’들은 소수의 공장 관리자나 감독에 의해 감시·지도를 받고 있는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파놉티콘(panopticon)으로 상징되는 근대적 감시체계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또한 각종 공장의 기계들 사이에서 일하는 여공들의 모습에서는
과학적 관리법의 비인간화와 공장의 기계화에 따른 ‘노동 소외’라는 근대 자본주의 폐해를 읽을 수 있습니다.
또한 표정 없는 여공의 얼굴은 최고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위해 동원된 여성 유년공과
하루 12시간에 달하는 노동시간을 강요한 식민지 공장시스템의 폭력성을 상기시킵니다.
 

이경민 (기획‧작업)

 


 

사진아카이브연구소는
사진기록물의 아카이브 구축을 통해 기록문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시각문화유산으로서의 사진의 가치를 공공에게 제공하려는 취지에서 2004년에 만들어진 민간연구소입니다.
그간 공적 가치가 있는 한국 근현대 사진자료의 수집·보존·관리 및
아카이브 관련 학술적 연구와 시민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사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사진이라는 근대적 시각매체가 근현대인의 삶과 기억 전반에 미친 심대한 영향을 재인식시키는 성과들을 보여 왔습니다.

 

1. 전시 미리보기


벽면에 전시된 여공, 근대적 여성 노동자의 탄생. 은사수산장에서의 직업교육, 룰라웰즈재단과 모범기업의 직업교육, 방직공장의 여공, 각종 공장의 여공이라는 주제로 각각 사진과 함께 설명이 써져있다.

 

여공, 근대적 여성 노동자의 탄생을 다른 각도로 촬영했다. 패널이 붙은 벽면을 좌로 두고 복도가 길게 뻗어있다.

여공, 근대적 여성 노동자의 탄생을 다른 각도로 촬영했다.



 


2. 주요 전시물 미리보기

 
한복을 입은 여성 3명이 허리 높이에 맞춘 테이블 앞에 서서 누에를 돌보고 있다.


경성부은사수산장 양잠부, 1911년
1910년 강제합병 이후 일제는 당시 사회에 만연한 빈곤과 배일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황실의 하사금’인 임시은사금(臨時恩賜金)을 지급하고 조선의 민심을 회유하고자 했다.
조선총독부는 임시은사금의 이자 수입을 기반으로 임시은사금사업을 시행했는데, 무엇보다도 수산(授産)과 교육에 공을 들였다.
수산사업은 선정된 사업 종류에 따라 강습소나 전습소를 중심으로 운영되었으며,
수산장(授産場)이 설치되어 여러 개의 실습 교육이 함께 이루어지기도 했다.
경기도에는 경성부은사수산장(京城府恩賜授産場)을 포함 9개의 은사수산장이 설치되었다.


 

한복을 입은 여성 다수가 둘러앉아 바느질을 하고 있다. 앉은뱅이 난로가 작동하고 있고, 파이프가 지나가는 방 창문 근처에는 재봉틀을 돌리고 있다.

룰라웰즈재단의 기업 실습, 평양, 1932
미국인 선교사 헌터 웰즈(J. Hunter Wells)의 부인 룰라 웰즈(Lula Wells)의 이름을 따서 만든 이 재단은
“소박맞은 부인, 과부, 취학 못한 소녀 등 교육의 기회를 누리지 못한 불우한 여성들”을 돕기 위해 4년의 보통학교 과정으로 만들어졌다.
공장부서는 가난한 젊은 여성들을 돕기 위해 추가로 세운 기관이다.



여성 노동자 들이 방직기 앞에 앉아있다. 방직기 수십대에는 흰색 직물이 걸려있다.

조선방직주식회사 부산공장(1917년 11월 설립), 1930
가내수공업에 머물러 있던 조선의 방직공업은 1910년대에 이르면 근대적 방직공업으로 변화해가기 시작했다.
특히 1910년대 초반 경성의 공업구조에서 4.1%에 불과했던 방직공업은 1910년대 후반에는 10%를 상회할 정도로 성장했다.
크게 제사, 제면, 직포, 직뉴(織紐), 염색 등으로 나뉘는 방직공업은 여성들의 비중이 높았던 업종으로,
1930년대 들어서면 여성 비율이 70% 이상이 되어 압도적인 여성 산업의 특성을 갖게 되었다.



여성노동자들이 재조 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어린 유년공이 통을 들고 카메라 쪽을 향해 서 있다.

야마나카제사공장의 재조(再繰) 작업, 평양, 1932
1930년대 들어서면 16세 미만의 여성 유년공의 비율이 30%를 넘어섰으며, 노동시간도 12시간 이상이 82%에 달했다.
이는 공장법이 마련되지 않아 유년공에 대한 아무런 보호조치가 취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 이상 사진아카이브연구소 이경민 기획‧작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