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세미나 : 아카이브 전시를 말하다> 후기, 이철환
지난 토요일 서울기록원에서 열린 ‘서울기록원 오픈세미나: 아카이브 전시를 말하다’에 참여했습니다. 많이 배울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짧은 소감을 공유합니다. 감사합니다! 서울기록원
2019.6.22. ‘서울기록원 오픈세미나 : 아카이브전시를 말하다’를 참여하고
6월 26, 2019~ LEECHEOLHWAN
지난 토요일 서울기록원에서 열린 ‘서울기록원 오픈세미나: 아카이브 전시를 말하다’에 참여했다. 짧은 소감을 남긴다.
요즘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진행중인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강의나 세미나를 열곤 한다. 전시의 내용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지식과 정보의 전달 목적인 경우가 많다. 관련 분야의 권위자나 학자가 내용을 깊이 해설하거나 담당 학예사가 그에 맞춰 토론을 하기도 한다. 서울기록원의 전시 연계 세미나도 결국은 전시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이벤트의 하나이다. 다만 방향은 기존과 달랐다. 전시의 과정과 경험을 공유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거기에는 본인들의 실수와 시행착오도 당연히 포함됐다. 이런 이유로 이론가와 교수가 아니라, 사업의 자문위원, 사업체의 큐레이터, 다른 기관에서 비슷한 문제의식을 갖고 전시를 진행했던 실무자가 참여했다. 낯설었지만 신선했고, 모험적이기도 했다.
나는 이런 기획과 진행이 서울기록원이 그간 말해왔던 것들의 연장선에 있다고 보았다. 그들이 공식 웹사이트나 소셜미디어, 여러 행사를 통해 밝혔던 지향을 이번 세미나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것은 ‘과정으로서의 아카이브와 아카이빙’이었다. 서울기록원은 그것을 ‘기록의 전시’가 아니라 ‘기록관리의 전시’로 줄여서 말했다.(사업의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했던 자문위원도 그것을 확인했다.) 그것은 건조한 공공기관의 기록관리 과정의 노고를 일일이 설명하겠다는 목적은 아니었다. (대부분이 공공기관에서 기록을 다루는 공무원인)우리가 흔히 기록관리라고 부르는 것들의 외곽과 경계에 있는 다양한 기록 활동을 알리고 그것으로부터 새로운 동력을 만들고 만나겠다는 의지처럼 보였다. 그래서 둔춘주공아파트 등 재개발 아파트의 기억을 담은 ‘기록의 발현’ 전시에는 ‘기록물과 전시물’보다 기록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많이 등장했던 게 아닐까 싶다. 서울기록원은 작년 서울기록화 사업에서 그것을 기록의 수집이 아닌 ‘기록 활동의 수집’으로 정의하기도 했다. 아카이브의 중요성이야 이미 공감하는 것인데, 서울기록원 개원 전시는 아카이빙이라는 행위에 중요성에 더 촛점을 맞춘것 처럼 보였다.
한편 휴식 시간에 슬쩍 들춰본 참가자 명단을 보며 누가 아카이브와 아카이빙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도 엿볼 수 있었다. 거기에는 기록관리를 전공한 사람보다 전공하지 ‘않았을 것 같은’ 사람들의 이름이 더 많았다. 문화원, 문화재단, 도서관, 박물관, 회사원, 시민…라운드테이블 질의응답 시간에 조영삼 원장님은 “기록관리 전공 여부와 상관없이 다양한 배경과 지식을 가진 이들이 서울기록원에서 함께 일했으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역시 아카이빙 행위에 촛점을 맞추겠다는 서울기록원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말인것 같았다. 어쨌든 아카이브에서 일하는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우리 사회와 사회를 구성하는 많은 사람들은 이미 다양한 방식의 아카이빙을 하고 있다.
전시에 아쉬운 것도, 당연히 있다. 더 깊이 읽어보고 싶은 기록의 설명이 충분하지 않은 것, 일부 기록물과 전시물은 연구와 조사가 설익어서 나열에 가깝게 ‘진열’된 것, 더 섬세하게 연출할 수 있는 디자인임에도 불구하고 급히 시공한 듯한 느낌이 드는 코너 등. 그러나 이제 시작하는 조직이니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그런 기대는 나 혼자만 하고 있지는 않을 것 같다. 서울기록원의 다음 전시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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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 https://photos.app.goo.gl/LoTXV3mifDKLBhL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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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세미나 : 아카이브 전시를 말하다> 후기, 이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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