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미 해군 소속 병사가 1945년 5월 31일 촬영한 것으로 촬영자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이 사진은 오키나와 자마미섬 임시수용소에 구금되었던 조선인 ‘위안부’가 찍힌 사진 중, 피사체를 특정지을 수 있는 유일한 사진이다. 이 사진의 설명에는 “류큐제도 자마미섬의 현지인”과 함께 “일본군 장교와 함께 발견된 게이샤 여성 헬렌 도미요(Helen Tomio)”라고 쓰여있으며, 이를 통해 사진 속 여성이 자마미섬 주민들에게 ‘이케가미 도미요’로 기억되는 조선인 ‘위안부’임을 알 수 있다. 가와다 후미코가 배봉기의 구술을 바탕으로 작성한 책 『빨간 기와집』(2014)에 따르면 도미요는 배봉기와 함께 1944년 11월 오키나와에 보내져, 다른 여성 6명과 함께 자마미섬에 배치되었다. 이 책에 따르면 도미요는 자마미섬의 위안소에서 남성 관리자 대신 정산 일을 겸해서 했으며, 큰 키에 아름다운 모습, 그리고 ‘장교의 여자’라는 명칭으로 자미미섬 주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고 한다. 또한 이 책에 따르면 배봉기는 자마미섬 임시수용소에서 오키나와 본섬의 이시카와 민간인 억류자 수용소로 이동한 도미요를 만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