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미 해군 소속 병사가 1945년 5월 18일 오키나와 자마미섬 임시수용소에 구금되었던 조선인 ‘위안부’ 여섯 명을 촬영한 사진으로, 촬영자는 분명치 않다. 태평양 전쟁의 막바지였던 1944년 오키나와에는 수많은 일본군 병력이 집결했고, 이에 오키나와에는 백여곳이 넘는 위안소가 세워졌다. 이 사진의 촬영지인 자마미섬 인근의 도카시키섬에서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했던 배봉기에 따르면 그는 1944년 11월, 51명의 여성과 함께 일본 가고시마에서 일본군 수송선을 타고 오키나와에 도착했다. 그 가운데 7명의 여성들이 각각 도카시키섬, 자마미섬, 아카섬에 배치되었다. 1944년 11월 배치된 여성들 외에 이 곳에 얼마나 더 많은 조선인 ‘위안부’가 있었는지, 그들 중 몇 명이 오키나와전에서 살아남아 자마미 수용소에 수용되어있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위안부’들과 생활공간을 공유했던 주민들의 증언 등을 바탕으로 오키나와 전역에 121개소의 위안소가 있었다고 보고한 1992년 오키나와 여성사연구모임의 조사를 고려할 때, 오키나와에는 상당히 많은 조선인 ‘위안부’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사진에는 “류큐제도 자마미섬의 현지인들(Natives)”이라는 설명이 붙어있으나, 이 사진 속 여성들은 자마미섬 임시수용소에 있었던 조선인 ‘위안부’들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진 속에는 1945년 4월 21일 미 해군 소속 소커슨 대위가 일본군이 섬으로 데려온 일본 조선인(Jap Korean)이라고 적어놓은 다른 사진 속 여성과 동일인으로 보이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여성들이 누구인지, 조선으로 무사히 돌아왔는지, 이후 어떤 삶을 살았는지에 대해서는 더 이상 알려진 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