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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못한 그날의 이야기: 거리의 소독, 자료의 세척

말하지 못한 그날의 이야기: 거리의 소독, 자료의 세척

2020-06-29 보존서비스과 조회수 : 493



《넘어 넘어: 진실을 말하는 용기》 전시실에 들어서면 우리는 한 장의 사진을 마주하게 됩니다.
탱크와 군인, 뿌연 연기로 뒤덮인 이 사진은 우리가 봐오던 5‧18민주화운동 관련 사진들과는 분위기가 조금 다릅니다. 열흘간의 항쟁이 끝난 후의 사진이기 때문입니다.


“엊그제만 하더라도 인산인해를 이루어 민주화를 외치던 도청 앞 광장은 계엄군의 발걸음만이 부산할 뿐이다.
도로의 핏자국도, 학살의 흔적도, 그 피비린내를 지우기 위해 소독차가 동원되고 있다.”


- 천주교광주대교구정의평화위원회, 『광주의거자료집2: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87.
 

사진집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에서는 이 사진에 대하여
‘도청 앞 광장을 계엄군이 소독하는 사진’이라 설명하고 있습니다.
광주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도로의 핏자국도, 학살의 흔적도 지워버렸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정부와 신군부의 ‘5‧18 흔적 지우기’ 작업은 관련 기록물 ‘세척’ 작업으로 이어졌습니다.
 

“1988년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 정부(군)는 이것에 대비하여 일정하게 자료를 가공했을 것이다
… (중략) … 결과적으로 이 같은 자료 '세척' 과정을 거치며 몇몇 핵심 자료들은 발굴되지 않고 있다.”


- 노영기, 「5‧18항쟁 기록물의 생성과 유통」 『역사와 현실』 104호, 한국역사연구회, 2017.
 

서울기록원 특별전시 《넘어 넘어》에서는 이와 같이 5‧18민주화운동의 흔적이 지워지고 왜곡되던 상황 속에서
광주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