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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기록 이야기 #21] 지하철 1호선의 등장

[소장기록 이야기 #21] 지하철 1호선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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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직후, 100만 명 수준이던 서울시의 인구는 1960년에는 약 244만 명, 1970년에는 약 553만 명으로 급증하였습니다. 당시 대중교통수단이던 노면전차는 급증하는 서울시민의 발이 되기에는 작고, 낡고 느렸기에 1968년 12월 1일 0시를 기준으로 역사 속으로 퇴장하였습니다. 이후 버스와 택시로는 인구증가를 감당하기 역부족이었고 서울 시내는 수많은 버스와 택시가 얽혀 교통혼잡이 일상이었습니다.
 

1967년대 서울시 한 도로를 촬영한 모습, 자전거, 트럭, 버스, 택시 등이 가득 차 혼잡스럽다.

〈1967년 10월 서울시내 교통현황〉, 1967. 10. 1., 서울특별시 공보실.
https://archives.seoul.go.kr/item/1197


철도청장 출신으로 1970년 서울시장에 부임한 양택식 서울시장은 첫 시정보고 자리에서 박정희 대통령에게 지하철 건설의 시급성을 설명하였고 기자회견을 열어 지하철 건설계획을 발표했지만, 부족한 국가 재정과 기술력도 빈약한 현실에는 무모한 계획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습니다. 그중 약 300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건설 비용이 가장 큰 문제였는데요, 정부와 서울시는 공채 발행과 일본 차관도입을 추진하여 1972년 4월에 협정을 체결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시 지하철 및 수도권 전철화 사업을 위한 차관계약 체결 공문. 차관계약을 승인하고 계약서와 부속문서에 주일대사가 서명할 것을 의결하는 문서.

〈서울시지하철및수도권전철화사업을위한차관계약〉, 《차관협정관계철》, 1972. 4. 12., 서울특별시 교통국 교통계획과.
https://archives.seoul.go.kr/item/1110232



박정희 대통령을 앞에 두고 지하철 건설 관계자가 벽에 펼쳐놓은 자료를 설명하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 지하철 건설현장 시찰〉, 1973. 4. 13., 서울특별시 공보실.
https://archives.seoul.go.kr/item/2047


해법을 찾은 후 서울시는 지하철 공사를 담당할 건설본부의 설치목적, 사업 범위 등을 밝히는 ‘서울특별시 지하철건설본부 설치 조례’를 제정하였고 서울역부터 청량리에 이르는 9.54km의 종로선(현 지하철 1호선)노선을 확정하였습니다.
 

서울특별시 지하철본부 현판을 세우는 관계자 4인의 모습.   서울시 남북을 가로지르는 1호선 초기 노선도.

① 〈서울특별시 서울 지하철 본부 현판식〉, 1974. 8. 15., 서울특별시 공보실.
https://archives.seoul.go.kr/item/1941

② 〈지하철1호선 건설지〉, 《지하철1호선 건설지》, 1989. 12. 30., 서울특별시 도시기반시설본부 도시철도국.


역명은 ‘서울역-시청앞-화신앞-종로3가-종로5가-동대문-신설동-제기동-청량리동’이었으며 지금의 종각역 대신 당시 종로1가와 2가 사이에 위치했던 ‘화신백화점(신신백화점)’의 명칭을 빌려 ‘화신앞’으로 불린 점이 흥미롭습니다.
 

서울 도시계획 시설 결정(확정) 조서. 지하철 1호선의 서울역, 시청앞, 화신앞, 종로3가 등의 역명과 번호, 위치와 면적이 적혀있다.

〈서울도시계획시설결정 (지하고속철도 및 정차장)〉, 《도시계획시설(지하고속철도)변경(지하철1호선)》,
1971. 4. 3., 서울특별시 도시계획국 시설계획과.
https://archives.seoul.go.kr/item/32904


대한민국 최초의 지하철 건설공사는 대로변의 교통혼잡, 땅을 파내려가는 굴착공사로 인한 소음 민원 및 주변 건물피해, 정차장 부지 관련 보상, 문화재위원회와 마찰, 전기시스템 도입 등 난관이 많았습니다.
 

철근위에서 안전모를 쓴 작업자들이 용접을 진행하고 있다.  지하에 파고 내려간 공간을 양복 입은 관계자와 작업복 차림의 관계자가 시찰하고 있다.  광화문 뒤편으로 땅이 파헤쳐진 모습, 각종 건설자재들이 쌓여있다.

①, ②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일원 공사현장〉, 1971. 10. 23., 서울특별시 공보실.
https://archives.seoul.go.kr/item/2617

③ 〈지하철1호선 건설지〉, 《지하철1호선 건설지》, 1989. 12. 30., 서울특별시 도시기반시설본부 도시철도국.


특히 지하철 노선 공사 중, 세종대로 사거리에 있는 동아일보 사옥의 철거가 어려웠기 때문에 열차가 동아일보 바로 옆을 급곡선으로 통과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종각역에서 시청역 사이, 지하철이 마찰음을 내며 매우 느리게 통과하는 이유가 이 급곡선 구간이기 때문입니다.
 

종로선 노선도. 청량리역과 영등포역을 잇는 노선도로, 성동, 동대문, 종각, 시청, 서울역, 용산을 통과한다.

〈지하철1호선 건설지〉, 《지하철1호선 건설지》, 1989. 12. 30., 서울특별시 도시기반시설본부 도시철도국.


총 4,000회에 이르는 시범운전을 마친 1호선은 1974년 8월 15일에 개통되었습니다. 고급 융단 의자, 자동문, 천장에는 선풍기가 설치된 호화 전동차는 9개 역을 약 18분 만에 주파하는 속도에 시민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서울지하철종로선개통식에서 815번 차량을 뒤에두고 테이프 컷팅을 하고있는 관계자들.  지차헐 1호선 차량 내부에 앉거나 서있는 관계자들

① 〈서울 지하철 개통식〉, 1974. 8. 15., 서울특별시 공보실.
https://archives.seoul.go.kr/item/2186

② 〈지하철1호선 건설지〉, 《지하철1호선 건설지》, 1989. 12. 30, 서울특별시 도시기반시설본부 도시철도국.


‘서울특별시지하철운수사업관리 규정’ 제39호를 살펴보면, 세부적인 운임 적용 규정, 승차권의 모양, 승차와 탑승에 관한 규정이 상세하게 명시되어 있습니다. 또한 정기승차권의 부정 사용과 관련한 사항도 개정되었습니다.
 

당시 대인용, 소아용, 단체 승차권의 초안.통학정기승차권, 특별보충권, 상비회수승차권의 초안

〈서울특별시지하철운임조례시행규정중개정규정승인〉,
《서울특별시조례(서울특별시지하철운임조례시행)》, 1974. 10. 29., 서울특별시 경영기획실 정책기획관 법무담당관.
https://archives.seoul.go.kr/item/1737763


규정을 살펴보면 지하철 본부 직원 제복에 대한 규정도 상세히 찾아볼 수 있는데요, 모자의 생김새, 단추와 주머니의 위치, 옷의 색상과 옷감 등의 세부사항이 제복, 작업복, 근무복, 수위복, 여직원 근무복 등으로 구분되어 각각 설명되어있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지하철 본부 직원의 복제, 피복, 규정. 모표, 제모, 상의, 자켓, 코트, 바지, 점퍼 등의 디자인 초안이 그려져있다.

〈서울특별시지하철본부직원복제규정및피복대여규정개정대체(안)〉,
《서울특별시조례(서울특별시지하철본부직원복제)》, 1976. 11. 4., 서울특별시 경영기획실 정책기획관 법무담당관.
https://archives.seoul.go.kr/item/1778112




지하철 본부 직원의 복제, 피복, 규정. 모표, 제모, 상의, 자켓, 코트, 바지, 점퍼 등의 디자인 초안이 그려져있다. 넥타이와 단추의 디자인, 역장이 차는 완장의 디자인이 추가되었다.


〈서울특별시지하철운영사업소직원복제및피복규정제정승인〉,
《서울특별시조례(서울특별시지하철본부직원복제)》, 1983. 8. 25., 서울특별시 경영기획실 정책기획관 법무담당관.
https://archives.seoul.go.kr/item/1778117


지하철 1호선의 등장은 지금까지 도시개발과 교통인프라의 전환점이었으며 주택, 상권, 문화, 기술 등 많은 영역에서 서울의 시공간 전반을 재구성하는 촉매제가 되었습니다.

 

<참고문헌>
 
서울기록원. 2021. 『아카이브 서울 vol.3: 기록, 서울처럼』. 서울: 서울기록원.

서울기록원. 2020. 『속력 시대의 개막: 2020년 서울기록원 전시콘텐츠 조사·연구 사업』. 서울: 서울기록원.

서울역사편찬원. 2018. 『땡땡땡! 전차여 안녕!』. 서울: 서울역사편찬원.

서울특별시시사편찬위원회. 2011. 『서울 나는 이렇게 바꾸고 싶었다』. 서울: 서울특별시시사편찬위원회.

손정목. 2005. 『한국 도시 60년의 이야기 2』. 파주: 한울엠플러스(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