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기록원 검색

Home
  〉 
<서울기록원의 가까운 미래> 이영남

<서울기록원의 가까운 미래> 이영남

2017-12-05 서울기록원 조회수 : 334

2018년 1월 서울기록원이 배를 띄웁니다.
서울기록원은 첫 지방기록물관리기관으로 서울시정기록과 함께 시민의 기억을 모으고 정리합니다.
시민과 연구자가 쉽게 아카이브를 찾아올 수 있고, 기록정보의 바다를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조직과 행정, 건축에서 시작하여 기록관리의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준비를 해왔습니다.
수집과 정리, 보존, 서비스를 비롯해서 기록 전시, 연구서비스 지원, 교육 프로그램 운영, 디지털 아카이브 설계 등
진행하고 있거나 더 준비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하면서 2018년 1월 17일 서울기록원의 방향을 이야기하는 자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발제'가 따로 없고 '토론'도 없습니다. 캐주얼한 워크숍입니다.
마중물의 역할을 해주실 기록관리 안팎의 몇 분의 '선생님'과 함께 준비하고 있지만, 참여하는 모든 분의 이야기를 정성껏 듣겠습니다.
 
참여를 원하시는 분은 아래의 구글 폼에 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워크숍 당일 진행에 키워드로 활용하려고 합니다.
물론 이것도 권유와 부탁일 뿐 강제와 의무는 없습니다.
딱 1개의 주관식 문항입니다(원래 주관식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
 
첫 번째 마중물을 소개합니다. 한신대학교와 홍동면에서 기록과 삶을 배우고 실천하고 계신 이영남 선생님의 짧은 당부글입니다. 선생님의 최근 활동을 볼 수 있는 링크도 소개합니다.

[현장중계] 마을기록학교 http://masilnews.tistory.com/281?category=718068
 
---
 
인간의 몸은 누군가에는 장기들이 모여 작동하는 유기체이고, 누군가에는 수 십 조마리의 미생물이 모여 사는 생태계이고,
누군가에는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체감할 수 있는 실존적 감각이다.
얼마 전 어떤 기록모임에 갔었다. 그 곳에서 귀 기울여 들은 기록 이야기가 있어 여기에 소개하고 싶다.
 
그 자리는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기록의 새로운 미래를 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열렸다.
디지털 아카이브를 위한 복잡한 기능이 제시되었다. 그 기록자는 아카이브를 위한 복잡한 기능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도 그런 것이 필요하다 것은 잘 알고 있으며 자신도 그것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그런데 반전이 있었다.
장기들이 모여 그 장기마다의 고유한 기능이 작동하는 유기체가 우리 몸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 말고는 또 없는가? 이런 질문을 던질 때 우리는 생태계인 몸을 만날 수 있고,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몸을 발견할 수 있다.
그 기록자는 복잡한 기능 말고 우리가 천착할 다른 것이 아카이브에는 없는가라는 질문을 청중들에게 던졌다.
청중들은 그 질문을 받고서 잠시 머뭇거렸다.
그러자 그는 잠시 숨을 고른 후 기록을 대하는 생각과 태도가 있지 않겠냐며, 일종의 유동성을 제안했다.
기수가 아닌 서수로, 아카이브에 필요한 것을 말해본다면, 복잡한 기능의 견고함이 1등이 아니라 생각과 태도의 유동성이 1등이라는 얘기가 아닐까.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그는 몇 백 명이 지켜보는 기록의 무대를 걸어 내려오면서
아카이브가 아닌 우리 자신에게 새로운 질문을 기록에 던져보자고 했다.
지금까지 우리가 ‘무엇이 기록인가’라고 물었다면, 이제부터는 ‘무엇을 기록할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물음을 서울기록원에 던져본다. 어떤 기록이 있는 곳인가보다는 무엇을 기록할 수 있는 곳인가.
서울기록원은 세 번째 탄생하는 전문아카이브이다.
첫 번째는 국가기록원이었고, 두 번째는 대통령기록관이었다.
두 번은 전자의 물음에 기대어 탄생한 아카이브이다. 서울기록원에 제언하고 싶다.
서울기록원은 어느 물음에 기대어 탄생하려 하는가?
두 번째 물음이기를 바란다.
서울에 관한 기록을 모으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기록할 수 있는 가능성(생각과 태도)을 키워주는 곳이 서울기록원이면 좋겠다.

---
 
서울은 당신을 기억합니다.
서울기록원
 
#서울기록원의_가까운_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