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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시계획공원변경》 복원 과정 : 사전조사

《서울도시계획공원변경》 복원 과정 : 사전조사

2020-08-06 보존서비스과 조회수 : 599

복원 작업의 시작은 처리 대상 기록물의 특이점을 찾는 단계에서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앞서 페이스북에 소개했던 과학적 조사 뿐 아니라(http://bitly.kr/VGP8bPdXMR8), 어떤 종이가 사용되었는지, 필사본인지 인쇄본인지 등을 확인하는 아주 기초적이고 직관적인 관찰도 이에 해당합니다.
간단한 관찰을 통해 알아낸 데이터는 향후 복원 방향과 보존 방침 설정에 아주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이와 관련하여《서울도시계획공원변경》기록철에 관한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 기록물은‘도시계획국 시설계획과’에서 1954~1956년에 생산된 기록물로 <서울도시계획 공원 일부 변경에 관한 건>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공유하였던 복원 대상이 대부분 도면 형태의 기록물이었던 반면, 이 기록물은 비교적 다양한 형태의 기록물이 섞여있고 행정 문서로 보이는 기록물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서울도시계획공원변경》사전조사 과정


그 중 옅은 글씨로 여러 번 겹쳐 인쇄된 부분이 눈에 띄는 부분이었는데요. 이와 같은 인쇄 특징은 등사 인쇄물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특징입니다.
등사기는 1990년대 복사기가 보급되기 전 까지 관공서 등에서 사용되었던 현재 프린터의 조상격인 인쇄 매체로, 왁스 코팅 종이를 글씨 형태로 긁어낸 후에 롤러를 굴려 인쇄하는 방식입니다. 즉 옅은 글씨가 여러 번 찍힌 부분은 하나의 등사지로 많은 양을 인쇄하다보니 인쇄품질이 떨어져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서울도시계획공원변경》중 등사 인쇄물로 추정되는 기록물
 


옅은 글씨로 겹쳐 인쇄된 형태(등사 인쇄물)


또한 언뜻 필사본인 것 같지만 파란색 펜으로 오탈자가 수정된 부분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러한 형태는 먹지를 이용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먹지는 종이 한쪽 면에 칠을 한 뒤 종이를 끼우고 철필로 눌러써서 복사하는 방식으로, 필사본과 같이 손으로 직접 글씨를 적지만 오탈자 수정이 쉽지 않으며 칠이 옮겨 묻어나는 방식이므로 선명도나 색상에서 필사본과의 차이가 있습니다.


인쇄 후 사본 위에 직접 수정한 형태(먹지)


이처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작은 특징으로 당시의 인쇄 매체를 추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향후 복원 방향을 설정하여 보다 적합한 복원처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기록이 형태와 물성을 통해 당시의 일상이나 이야기 등을 간접적으로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현재 이 기록물은 사전조사와 간단한 클리닝 작업을 마친 상태입니다.

이와 동시에 지난주부터 <지하도 1호선 평면도>에 관한 복원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곧 관련 소식 공유하겠습니다.